남편이 회사 사람들과 점심시간에 대화하며 아내가 페미니스트라고 말했단다. 그랬더니 모두 같은 대답을 했다고 한다. “괜찮으세요?”“힘드시겠어요.”남편은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 괜찮다고 답했다며 나의 칭찬을 갈구했다. 타인들이 뭐라든 나는 괜찮다고 선언한 것을 칭찬해달라는 신호였다. 하지만 잘한 게 있어야 칭찬도 할 수 있는데, 도대체 뭐를 잘한 건지 명확하지 않았다. 페미니스트랑 살고 있으니 고생이 많다고 해줘야 하나, 자신도 모르게 익숙해진 성차별을 매일 꼬집혀서 힘들겠다고 위로를 해줘야 하나. 오히려 괜찮냐, 힘들지 않냐